지프가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오프로더인 레콘 EV의 공식 제원과 미국 판매 가격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눈에 걸리는 숫자는 출력이다. 앞뒤에 모터를 하나씩 둔 사륜구동으로 최고출력 650마력, 최대토크 85.7kgf·m를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까지 3.6초가 걸린다고 회사는 밝혔다. 지프 라인업에서 가장 강한 내연기관 모델인 랭글러 V8보다 빠른 기록이다.
배터리는 100.5kWh 용량을 얹었다. 미국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약 250마일(402km) 수준으로 안내된다. 생산은 멕시코 톨루카 공장이 맡고 출시는 2026년 초로 잡혀 있다. 다만 무게가 늘어난 만큼 실제 주행거리는 노면과 타이어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따라온다.
전기차 최초로 트레일 레이티드를 받았다

지프는 레콘 EV를 업계 최초의 순수 전기 트레일 레이티드 SUV로 소개했다. 트레일 레이티드는 견인력과 도강 능력, 조향성, 차축 가동성, 지상고를 자체 기준으로 시험해 통과한 차에만 붙이는 배지다. 전기차가 이 배지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33인치 타이어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배터리를 바닥에 깐 차로 험로 주행 기준을 통과했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형태에서도 지프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왔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앞뒤 문과 루프 패널을 떼어낸 상태로 주행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일곱 개로 나뉜 전면 그릴과 뒷문에 얹은 스페어 타이어도 랭글러 계열의 요소다.
미국 값은 6만 5000달러부터

미국 판매 가격은 모아브 단일 트림 기준 6만 5000달러로 책정됐다. 목적지 비용까지 더하면 6만 6995달러가 된다. 트림을 하나로 묶어 사양 선택을 단순화한 방식이다. 같은 구간에는 리비안 R1S와 랭글러 4xe가 놓여 있어 값만 보면 경쟁이 만만치 않다.
실내에는 대형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물리 버튼을 함께 배치했다. 전기차로 바뀌어도 문을 떼고 타는 경험은 그대로 남겼다는 설명이다. 지프는 상위 트림과 추가 사양을 출시 이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 오프로더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다. 험로 주행이 배터리 소모를 키우고 충전 인프라가 도심에 몰려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아 왔다. 레콘 EV가 트레일 레이티드 배지를 앞세운 이유도 이 의심을 정면으로 받아내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국내 출시 여부와 판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프코리아는 랭글러와 글래디에이터, 그랜드 체로키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 인증과 세금, 유통비가 붙으면 미국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랭글러 4xe와 값을 비교하는 구간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미국 브랜드의 국내 입지는 최근 몇 년 동안 좁아졌다. 쉐보레와 캐딜락, 지프, 포드, 링컨, GMC를 합친 점유율은 2020년 11.6%에서 올해 상반기 1.1%까지 내려갔다. 전기 오프로더라는 희소한 성격이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