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21년 전 단종된 소형차 A2의 이름을 전기차로 되살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소형 전기차 A2 e-트론을 공개했다.
올해 초 A1 스포트백과 소형 SUV Q2를 나란히 단종한 뒤 비어 있던 자리를 채우는 브랜드의 새 진입 모델로, 준중형 A3의 전기차 대안 역할도 함께 맡는다.
이름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 A2는 알루미늄 차체와 낮은 공기저항으로 연비를 앞세웠지만 시장이 준비되지 않아 조용히 사라진 차였다. 아우디는 이번에도 효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최고경영자는 “A2 e-트론은 새로운 모델 그 이상이며 아우디의 쇄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00km에 12.8kWh를 쓴다

공기저항계수는 0.24다. 아우디가 만든 소형차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로, 바닥을 매끈하게 덮고 냉각 공기 흡입구를 필요할 때만 여는 구조, 틈을 줄인 에어로 휠을 더해 얻어냈다. 이런 장치들이 겹치면서 100km를 달리는 데 쓰는 전력은 12.8kWh까지 내려갔다.
이 수치는 1kWh로 7.8km를 달린다는 뜻이다. 아우디가 지금까지 양산한 차 가운데 가장 높은 효율이며, WLTP 기준 140kW 사양에 효율 패키지를 더했을 때의 값이다. 전기차 경쟁의 기준이 배터리를 키우는 쪽에서 같은 전기로 더 멀리 가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84kWh 사양은 646km를 간다

배터리는 52kWh와 61kWh, 84kWh 세 가지로 나뉜다. 앞의 두 가지는 리튬인산철 셀을 케이스에 직접 붙인 셀투팩 구조이고, 84kWh는 니켈코발트망간 계열의 모듈형이다. 구동은 전 사양이 뒷바퀴를 굴리며, 출력은 125·140·170·240kW 네 단계로 세분화됐다.
주행거리는 52kWh가 423km, 61kWh가 515km, 84kWh에 170kW를 짝지은 사양이 646km다. 급속충전은 최대 183kW를 받아 10%에서 80%까지 29분이 걸린다. 외부 기기에 전기를 내보내는 V2L과 가정에 전력을 공급하는 V2H도 지원한다.
작은 몸집에 트렁크 396L

몸집은 작지만 안은 넓다. 전장이 약 4320mm인데 축거는 2770mm에 이른다. 앞뒤 오버행을 최대한 줄이고 축간거리를 늘려 실내를 확보한 결과다. 트렁크는 기본 396L이고 뒷좌석을 접으면 1336L까지 늘어난다. 앞쪽에는 13L짜리 프렁크도 따로 마련된다.
실내에는 11.9인치 계기판과 12.8인치 곡면 디스플레이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지붕에는 1.6㎡ 넓이의 파노라마 글라스루프를 얹었고 무선 충전은 최대 25W까지 지원한다. 소형차라고 해서 사양을 덜어내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가격은 독일 기준 3만 8200유로부터다. 61kWh가 4만 1900유로, 84kWh에 170kW를 더한 사양이 4만 8900유로, 최상위 240kW가 5만 1200유로다. 고객 인도는 오는 12월부터 이뤄진다. 영국 판매가는 3만 2200파운드부터 매겨졌다.
생산은 독일 잉골슈타트 공장에서 A3와 같은 라인을 쓴다. 기존 설비 1200대 이상과 로봇 약 250대를 다른 모델에서 옮겨와 다시 썼고, 개발 기간은 비슷한 이전 모델보다 21개월을 줄였다.